최근 수년 사이 자산 가격의 큰 상승이 있었는데, 최근 글로벌적인 인플레이션 우려, 미중 무역갈등과 헝다 그룹의 파산설 등으로 수년 사이 급등한 자산의 거품 붕괴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꽤나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거품이라는 표현에는 크게(?) 동의하지 않습니다만, 근래 수년 사이 부동산, 유가증권시장, 원자재 등이 급등한 것을 감안한다면 거품이라는 의견에도 여러 지표들을 볼 때 나름의 타당성이 있기도 하고요. 저는 사실 경제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만, 최근의 흥미 있는 자산 시장, 특히 부동산 가격의 거품 붕괴에 대해서 나름의 개인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데, 단순 근거가 될 수 있는 부분만 나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계부채 총계의 증가
물론 시장의 심리와 같은 수치화되지 않는 것들도 근거로 많이 등장합니다만, 일단 우리나라 부동산의 현재 가격이 거품이며, 굉장히 부담스러운 수준에 도달하였기 때문에 하락 내지 폭락이 오지 않겠느냐는 의견들의 주요 근거로 꼽히는 것이 보통 우리나라 가계부채 총계입니다. 한국은행은 이미 기준금리를 인상하였죠. 주요국들의 중앙은행들도 이미 테이퍼링에 돌입하였는가 하면, 이를 예고한 국가들도 있고요. 금리가 오르면 저 높은 가계부채가 뇌관이 되어 버블이 꺼질 것이다라는 이야기들이 있는 것인데요, 실제로 가계부채 통계를 보면 최근 수년 사이에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죠. 2020년에 가계 신용 금액 총계가 17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참고로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의 합계인데, 현재 2021년 2분기 기준으로 가계신용은 1800조원을 넘어섰고, 이중 가계대출 총액은 1700조원이 넘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하여 증가율은 10%가 넘고요. 그냥 보면 굉장히 우려할만한 수치이긴 하죠. 올해 수치만 보면 아래 테이블과 같습니다. 크으.. 가계부채 1805.9조원...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구처분가능소득에 대비한 가계부채비율도 계속 상승하였습니다. OECD 통계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2019년 기준 190%가 넘어선 것으로 나왔는데, 지금은 좀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되네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계부채가 너무 빠르게, 그리고 너무 많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부동산 하락을 경고하는 기사들이 작년부터(!) 많이 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작년부터 현재까지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말 안 해도 누구나 다 알 거라고 생각은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열된 측면도 있다는 부분은 충분히 인지를 해야겠죠.
아, 참고로 전세자금 대출도 가계부채에 당연히 포함이 됩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전세라는 제도는 거의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이한 형태이고 보증을 통해서 큰 위험이 없이 무담보로 대출 실행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집을 사기 위해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전세자금 대출도 가계부채 증가에 한몫하고 있는 셈이죠.
높은 수준의 가계저축률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그리고 큰 폭으로 증가를 하여서 위험하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우리나라 가계에서 저축은 얼마나 하고 있을까요. 한국은행에 가면 여러 통계를 확인할 수가 있는데요, 이 중에 가계순저축률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가계의 순저축을 가계 순조정처분가능소득과 연금기금의 가계순지분 증감의 합계로 나눈 값인데요, 이 통계치가 2020년에 11.9%를 기록합니다.
이 11.9%라는 수치는 21년 만에 기록한 두 자릿수인데요, 위의 그래프를 보면 2000년 이후에 두 자릿수를 넘어선 적이 없죠. 2000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을 내보면 4.3%입니다. 2019년에도 불과 6.9%였고요. 2000년부터만 그래프로 따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여기까지 정리하자면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가계저축률도 최근 20년 사이 유례없이 높은 상황이 되어 가고 있다고 보면 되겠죠. 소비 부진이 우려될 정도로.
낮은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금융감독원에 가면 국내은행의 연체율에 대한 통계가 나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21년 7월까지의 국내은행 원화대출 현황을 볼 수 있습니다.
2021년 7월 말 기준으로 국내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0.27%입니다. 그래프 상으로 지속 감소 추세인 것은 확인할 수 있겠지요. 이 중에 그러면 기업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그중에 주택담보대출만 한번 확인해 볼까요.
주택담보대출, 흔히들 줄여서 주담대의 연체율이 지속 하락하여서 0.11%를 기록하고 있군요. 0.11%. 사람들이 주담대를 상환하면서 연체하는 비율이 굉장히 낮아지고 있군요. 가계부채가 높지만, 가계저축률도 높고, 주담대 연체율은 낮군요.
가계부채, 그리고 가계저축과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정리
자, 그러면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 가계부채는 빠른 속도로, 그리고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또는 증가하고 있다.
- 가계저축률이 최근 20년 사이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내수 소비 침체가 우려될 정도로.
-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돈을 빌리고 연체 없이 잘 갚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너무 많아서, 너무 빠르게 증가해서 우려가 된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관련 지표들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가계부채가 높지만, 저축률도 아주 높고 주담대 연체율은 아주 낮은 상황. 저도 전공자도 아닐뿐더러 경제, 특히 부동산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물론 이렇게 부동산 가격이 단순한 지표 상의 메커니즘으로 움직이지는 않겠죠. 분명히 사람들의 심리라는 것도 작용하는 것이고, 무언가 복잡한 지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테니까 말이죠. 하지만, 요즘의(?) 사람들은 금융지식이 예전과는 다릅니다. 저 같은 일개 필부가 각종 경제지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고요. 이제 부동산 가격의 전망에 대해서 각자의 판단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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