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습소 화상 수업 시작, 비대면 전환을 위한 준비와 방법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학원과 교습소가 집합금지업종이 되었고,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던, 아내가 운영하는 교습소 역시 안타깝게도 현재 휴원 중입니다. 3단계에 해당되는 조치를 선제적으로 적용한 데 대해서 아쉬움은 있지만 방역 수칙이 그렇게 결정되었다면 지켜야겠죠. 하지만, 이 상황이 언제 진정이 될지 기약할 수가 없는 현 시국에서 이대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가 낮아지거나 학원이나 교습소의 수업 재개를 허용하는 정부의 발표만 기다릴 수만은 없습니다.

2020/12/06 - [교습소(학원) 창업기] -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른 교습소 휴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른 교습소 휴원

그래서, 아래와 같이 화상 수업을 위한 준비를 하였고 시작하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대면 수업이 중단된 것이지, 엄밀히 말하면 휴원 중인 것이 아니네요. 참고로, 아내가 준비하는 것을 곁눈질로 보고 적는 글이라, 실제와 다른 부분들이 있을 수가 있으나, 화상 수업을 준비하거나 이미 하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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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수업 프로그램 - 줌, ZOOM

우선 화상 수업 프로그램은 줌(ZOOM)을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이미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의 가정에 이미 설치가 되어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학생들의 사용 경험도 어느 정도 있어 사용법을 설명해 줄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을 선택할 이유가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여러 ZOOM 계정과 여러 IT기기가 필요

우선 아내가 수업하는 방식이 소수의 인원에게 맞춤형으로 진행하는 과외식에 가깝기 때문에 모든 학생이 난이도나 수준에 따라서 교재와 진도가 다릅니다. 그리고, 풀이에 대해서 실시간 채점 역시 이루어져야 하다 보니 흔히 말하는 인강, 인터넷 강의처럼 강사가 판서를 하면서, 혹은 PPT 등으로 자료를 띄워놓고 하는 방식으로는 진행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방법은 바로 여러 개의 계정으로 동시에 접속함으로써 해결이 됩니다.

- 데스크탑,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을 동시에 활용하여 줌 수업을 진행한다. -

한 계정은 화면 공유 기능을 이용하여 수업 자료를 공유하는 용도, 한 계정은 학생의 풀이 과정을 지켜보는 용도, 한 계정은 채점용, 한 계정은 방 관리(?)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학생 수에 맞는 소회의실을 따로 개설하고 그곳에서 학생들에게 수업을 진행하고 동시에 채점도 하면서 소통도 하고, 전체 미팅룸을 통제까지 해야 합니다. 이건 각자의 수업 방식이나 환경에 맞게 구성하면 되겠죠. 각자의 스타일에 맞는 최적의 방식이 있을 겁니다. 아내는 실제 수업을 진행하기 전에 여러 번 시뮬레이션을 거쳤습니다.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무료 수업도 많이 했죠. 어떤 일이든 사전에 준비가 철저하여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가 있습니다.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엄연히 수강료를 지불하고 자녀의 학습을 맡겨야 하는데, 허술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펜 태블릿 구매

아내가 사용하는 기기 중의 노트북은 터치스크린으로 되어 있어서 터치스크린용 펜을 사용하면 바로 채점이나 강의 자료에 필기 등이 가능합니다만, 무언가 정교함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어서 펜 태블릿을 별도로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프로그램만 인스톨하면 되기 때문에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자료들에 필기가 필수이기 때문에 활용도가 생각보다 높습니다. 가격도 그다지 비싸지 않습니다. 혹시 터치스크린을 그대로 이용하거나 마우스를 이용하는 분이 계시다면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 펜으로 터치스크린에 첨삭을 하는 대신 펜 태블릿을 구매하였다. -

학생들이 문제를 풀이해서 사진 촬영 후 카톡으로 보내면 아내가 그 이미지 파일들을 바로 PDF로 변환하여 문서화시킨 다음, 아이캔노트를 이용해서 채점 및 첨삭을 하고 화면을 통해 설명하고, 다시 보내줍니다. 생각보다 굉장히 빠르게 진행이 되므로, 실제 수업을 하기 전에 숙련도를 높이는 것이 좋겠죠. 아내가 대견합니다.

 

아이캔노트 활용

혹시 교재에 마땅히 첨삭이나 자료에 필기를 하면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툴이 없다면 아이캔노트를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류의 프로그램들이 꽤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아내는 현재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언뜻 봤는데, 꽤 괜찮아 보입니다. 펜 태블릿과 함께 사용하면서 꽤 괜찮은 조합인 것 같습니다.

icannote.com/help/intro.html

아이캔노트 ICan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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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업에 동의한 학생들에 한해서 현재 아내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반응이 꽤나 좋은 눈치입니다. 한 가지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학생들이 집에서 IT기기를 통해 수업을 받는 만큼, 의도하였던, 의도하지 않았던 학부모가 참관하게 되는 경우를 배제할 수가 없습니다. 화상 수업을 준비하는 분들은 반드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여러 번의 예행연습을 거쳐서 물 흐르듯 막히지 않고 원활한 강의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시기를 바랍니다. 학부모가 보고 실망을 하게 된다면, 잔인한 이야기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등원을 장담할 수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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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학부모가 특정 교재를 원하면 그 교재로 수업을 진행하지만, 그 외의 경우는 그동안 축적하고 직접 만든 자료들을 출력하고 제본하여 교재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의 교재와 진도가 다릅니다. 그리고 일전에 다른 포스팅에서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교육부의 권고에 의해 휴원 하였던 지난 4월에 아내는 각 가정의 우편함에 학생들의 학습 자료와 수업 자료를 배달하였죠. 그뿐만 아니라 학원이 휴원 하는 기간에도 무상으로 학생들의 학습 공백이 없도록 관리를 해주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재를 만들어서 각 가정의 우편함으로 배달을 해야 하는데, 무언가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는 서비스는 어떻든 고객들에게 인상적으로 남게 마련입니다. 아마도, 객관적이지 않고 성급한 말일 수 있으나, 나중에 대면 수업을 다시 시작하게 되면 또다시 학부모들은 제 아내에게 자녀들의 공부를 맡길 겁니다. 교육이라는 것이 반드시 수익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서비스와 고객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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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참 역설적이지만, 전쟁으로 인해 극심한 경쟁이 촉발되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 사례들이 많지요. 현재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아닌가 합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괄목할만한 성장에 코로나19가 트리거를 당겼고, 사람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 나갑니다. 비대면으로 결제를 하고, 배달 플랫폼에 입점한 음식점들로부터 식사를 제공받고, 마트에 가지 않아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물건을 배송받습니다. 어디 이 뿐일까요. 몇몇 직군들은 굳이 회사에 나오지 않고 집에서 일을 하여도 업무 효율이 저하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이나 소비 패턴, 행동들은 많은 부분에서 변화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학원이나 교습소들도 환경에 맞춰서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에 맞춰 수익을 창출해야 하겠지요. 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수많은 자영업자들, 그리고 불황을 정통으로 맞을 수밖에 없는 여러 업종의 종사자들, 한계에 부딪힌 기업들이 있는 반면, 수혜를 입고 있는 사람들과 기업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훨씬 명료해집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어찌 보면 이제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그저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에 보면 아래와 같은 말이 나오죠. 우리나라판 포스터에도 커다랗게 적혀 있는 저 말. 결과야 어떻든 오롯이 개인의 책임은 아니겠으나, 어려운 현실에 맞서 각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답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Interstellar, Christopher Nolan, 2014

- Interstellar, Christopher Nolan, 2014,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