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의 포장 용기 중 한 종류가 소진되면서 2020년 7월 14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하였습니다. 영업을 며칠 더 이어갈까 생각도 있었지만, 몇 개의 메뉴만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것도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아서 빠르게 결정을 내렸습니다. 작년 11월 말일의 근무를 끝으로 호기롭게 퇴사를 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지 8개월여 만에 이렇게 마무리가 되어 가는군요. 이제 남은 집기나 비품들을 잘 정리하고 일부 처분하는 일들이 남았고, 폐업 신고 및 필요한 세금 신고를 준비하여야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준비해야 되겠고요.
몇몇 단골 손님들과 그동안 감사했노라 인사를 나누면서 알 수 없는 묘한 기분을 느낀 때문일까, 막상 영업 종료를 결정하고 나니 이상한 무기력감이 찾아와서 어제는 모처럼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긴장이 약간 풀려서인지 컨디션도 썩 좋지는 않더군요. 그리고, 오늘 가게에 나와 영업이 종료되었다는 고지문을 출입문과 가게 벽면에 부착하고는 남은 식자재 재고들을 바라보며 소진을 위해 마지막까지 푸짐하게 차려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점포 선정부터 인테리어, 아이템을 선정하고 메뉴를 개발하여 매뉴얼을 만드는 일까지, 그간의 모든 일들이 나중에 저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모든 낯설고 새로운 경험들이 저를 어떤 방향으로든 더 성장시켰다고 믿습니다. 게다가 처음 도전한 자영업을 수개월 운영하면서 큰 손실 없이 마무리짓는 것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내 인생에 중요한 시기를 지나온 것은 분명합니다. 게다가 덤으로 한번 더 요식업에 도전하게 된다면 좀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도 약간 생겼습니다. 앞으로의 삶에 한 가지 유효한 선택지를 만들어둔 셈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이 됩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백수가 되는 것을 우아하게 새로운 도전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하는 것도 우습긴 하지만, 어찌 되었든 내일을 위해 한 발을 또 내딛습니다. 순간, 순간이 소중합니다. 현재가 중요하죠. 인생은 영원하지 않으니까.
Life is not a form of art. There for the moment will not last.
인생은 예술품이 아니고, 순간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것.
흐르는 강물처럼 (A River Runs Through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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