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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창업기

식당 창업_5월 결산과 리뷰

by JCSPIRIT 2020.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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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를 임대하고 열심히 준비하여 개업을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정신을 차려보니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을 어느새 마감하고, 6월을 맞이하는 순간입니다. 십수 년을 연구원 또는 엔지니어라는 타이틀이 새겨진 명함을 가지고 살아온 제가 한 면에는 식당의 상호와 연락처, 반대면에는 메뉴가 적힌 명함을 가진 식당 운영자이자 주방 조리원이라는 새로운 직업으로 2개월여를 보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2020년의 5월을 뒤로하고 제가 운영하는 식당도 개업을 한 지 3개월 차로 접어들게 되기에 앞으로의 계획에 반영하고 6월에는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5월을 결산하고 되돌아봅니다. 시간은 어느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가지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그리고 지나온 시간을 거울삼아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어떻게 계획할지는 각자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28일간의 영업, 그리고 휴무일의 결정

4월에는 24일의 영업을 하였고 5월에는 28일간의 영업을 하였습니다. 4월 7일에 개업을 하고 5월 16일까지 상가 전체 휴무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쉬지 않고 가게를 열었는데, 누적되는 피로를 해소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때까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주 일요일을 휴무일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5월 17일부터는 매주 일요일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앞으로 긴 호흡을 가지고 이 식당을 운영할 수 있는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추후 배달 주문의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일요일에 문을 열어 시험 운영은 해볼 계획입니다.

2020/05/19 - [식당 창업기] - 식당 창업_휴무일의 결정

 

식당 창업_휴무일의 결정

제가 운영하는 식당의 휴무일을 매주 일요일로 결정하였습니다. 사실 몇 달은 더 운영해보고 확실한 트렌드를 확인한 다음 결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만, 휴무일이 없이 영업을 이어

jcspirit.tistory.com

 

매출과 이익의 큰 성장

개업을 하였던 4월 대비하여 5월달에 매출은 58.27%, 총매출에서 총지출을 제한 손익은 753.39%의 성장세를 나타내었습니다. 영업일이 4일 늘어난 부분도 약간의 영향이 있기 때문에 일평균 매출도 고려하여야 하는데, 일평균 매출은 4월 대비 35.66%의 증가를 나타내었습니다. 사실 4월달에 워낙 미미한 수치의 손익을 나타내었기 때문에, 일견 매출과 이익이 큰 폭의 성장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제 인건비를 고려하였을 때는 사실 상 여전히 적자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경기가 많이 침체된 상황에서 개업을 하고 두 달 연속 플러스의 현금 흐름을 나타낸 점과 한 달만에 1.5배 정도의 매출 신장을 이루어 낸 것은 자영업자로서 첫 발을 내디딘 것 치고는 괜찮다고 위안을 삼아 봅니다.

 

매출과 지출의 차이를 매출로 나눈 이익률은 27.42%를 기록하였습니다. 지난 달의 5.09% 대비하여 이 역시 큰 폭으로 성장을 하였는데, 이 정도 수준에서 움직이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격 인상을 통한 이익률의 상승도 생각을 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매출을 신장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여야 하겠습니다.

 

직장을 다닐 때의 급여와 5월의 손익을 비율로 나타내면 12.62%를 기록하였습니다. 4월의 1.48%와 비교하였을 때 이 역시 크게 증가한 수치이지만,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각오한 부분이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있는 데다가 이 것은 어디까지나 생소한 업종에서 익숙해지는 과정이고, 숙련도를 높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수업료라고 생각합니다.

 

개업을 하면서 지출한 모든 비용의 누적 금액에 대한 회수율은 21.06%를 기록하였습니다. 이 역시 4월달의 11.38% 대비하여 크게 성장하였고, 어서 빨리 100%를 넘어서기를 기대하면서 열심히 발걸음을 옮겨야 하겠습니다.

 

고객 분포와 주문 패턴

주문은 여전히 여성 고객이 남성 고객 대비 4.3배 정도 높게 나오고 대부분 30대에서 50대까지 분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주문량을 시간별로 플롯 해보면 17시 30분 전후에서 피크를 나타내는데 저녁 식사 준비를 위해 포장을 해가는 손님이 많은 것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주문 당 메뉴의 숫자는 지난 달 1.8개에서 1.99개로 상승하여 한 번의 주문에 2개의 메뉴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최소한 이 정도의 수준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잘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

 

배달의 시작

5월달에는 배달의 민족을 통하여 배달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전의 포스팅에서 밝힌 바와 같이 광고비를 공격적으로 집행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여 하나의 울트라콜을 열흘간 운영하다가 해지를 하고 오픈리스트와 배민오더만 유지하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요식업의 트렌드인 배달 시장을 손 놓고 바라볼 수는 없기 때문에 기존의 홀에서 제공하다가 중단한 메뉴를 배달로 판매를 하기 위해 배달 용기 구매, 메뉴 구성 등 모든 준비를 마친 상황입니다. 물론 공격적인 광고가 없이는 배달앱을 통한 매출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을 확인한 바 있지만, 손실을 보는 것보다 내실을 더욱 다질 때이므로 아직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매월 수십만 원의 광고비를 지불하는 것에 대해서 고려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이제 6월에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최소 월 단위의 추세는 확인한 다음 이 후의 단계로 넘어가야 하겠습니다.

 

5월의 결산과 6월의 가격 인상 계획

주요 지표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4월 대비 5월의 식당 운영 성적표, 다행히도 성장은 이루었지만, 수익을 더욱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

매출과 이익의 증가폭만 보았을 때 일견 큰 폭의 성장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매출이나 이익이 영세한(?) 수준이기 때문에 수익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위에 작성하였듯이 직장인 시절 급여 대비 벌어들인 수익이 12.62%를 기록하였기 때문에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이를 위해 6월 중 일부 메뉴의 가격을 인상할 계획입니다. 특히 한 가지의 메뉴가 거의 0% 내지 아주 작은 마진을 가지는 것으로 분석이 되고 있어 가격 인상이 시급한데, 이 메뉴는 20%의 가격 인상을, 그리고 약간 이익률이 낮은데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한 가지의 메뉴는 9%의 가격 인상을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메뉴를 조합하여 함께 주문해 가는 고객들이 더러 있는데 가격 인상에 대한 거부감을 약간 완화하기 위해 세트메뉴를 구성하여 4% 정도의 할인 효과를 부여하여 보완할 예정입니다.


요식업에 종사하는, 그리고 종사하였던 몇몇 사람에게 조언을 받았던 적이 있는데, 가장 많은 이야기 중 하나가 기성 제품을 받아서 사용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비닐팩을 뜯어서 데우거나 볶거나 튀겨서 그대로 담아서 내보내면 그만이기 때문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맛도 어느 정도 보장이 되고, 심지어 단가도 저렴합니다. 왜 매일 정육점에 가서 고기를 사고, 농수산물 시장에 가서 장을 보느냐는 것이지요. 쓸모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처럼 들려서 사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조언을 하는 분들이 곁들이는 말이 대부분의 식당들이 이렇게 한다는 것입니다. 맛집이라고 소문난 그런 식당들도 그런 경우가 많다고요. 그렇다면 결국 정성과 서비스가 아니라 양과 가격으로 승부하게 되는 셈인데 이제 요식업에 첫 발을 내딛는 저에게 아직은 타협할 수 없는 지점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철모르는 소리로 치부되더라도 당분간은 제 생각대로 운영해 보아야죠.

 

제가 이 포스팅의 서두에 썼듯이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흐릅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내느냐는 각자의 몫이고요. 어바웃 타임의 마지막 부분에 팀은 더 이상 단 하루라도 시간 여행을 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시간 여행 능력이 있으면서도 그 능력을 쓰지 않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즐기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저 역시도 하루 하루를 소중히 생각하며 앞으로 한 걸음씩 옮깁니다. 그리고, 그 대사를 첨부하면서 이번 포스팅을 마칩니다.

 

And in the end, I think I've learned the final lesson from my travels in time. And I've even gone one step further than my father did. The truth is, I now don't travel back at all. Not even for the day. I just try to live every day as if I've deliberately come back to this one day to enjoy it as if it was the full final day of my extraordinary, ordinary life. We're all travelling through time together every day of our lives. All we can do is do our best to relish this remarkable ride.

그리고 마침내, 난 시간 여행으로부터 마지막 교훈을 얻었다. 게다가 아버지의 방식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기까지 했다. 난 더 이상 시간 여행을 하지 않는다. 단 하루라도. 그저 내가 이 날을 위해 시간 여행을 한 것처럼 매 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나의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면서. 우리의 삶은 모두가 함께 하는 시간 여행이다. 매일매일을 사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멋진 여행을 최선을 다해 만끽하는 것이다.

- About Time , 2013, Richard Curt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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