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식당의 주방에서 조리를 하면서 가스 그릴이나 화구 앞에 서면 땀이 송글 송글 맺히기 시작합니다. 어느새 여름이 성큼 다가온 듯하네요. 아무래도 더워지고 있으니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 위생에도 더욱 각별히 주의하여야겠습니다.
처음에 이 식당을 창업할 때 '망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였는데요, 사람마다 속도의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가면서 연봉도 상승하고 직급도 높아지듯이, 자영업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요식업에서 자영업의 첫 시작을 많은 자본을 투입해서 유동인구가 많은 점포를 임차한 다음 인테리어도 멋지게 하고, 직원이나 아르바이트를 고용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돈을 번다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 있었는데, 현재는 위치나 상권이 그다지 좋지 않더라도 임대료가 저렴한 곳에서 조금이라도 현금 흐름을 발생시키면서 숙련도를 높이고, 몰랐던 것들을 알아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필요하다면 이 곳에서 훗날을 도모하기 위한 예행연습 차원에서 여러 가지 테스트도 해보아야 하겠습니다.
가격 인상
이제 이 작은 식당도 운영을 시작한 지 곧 3개월 차에 접어들게 되고, 본격적으로 수익의 증대를 꾀해야 될 시점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생각되는 것이 매출을 높이는 것과 비용을 절감하는 것인데, 우선 두 가지 메뉴의 가격을 인상합니다. 사실 이제 개업한 지 두 달 된 식당이 메뉴의 가격을 인상한다는 것이 좀 우려스러운 일이긴 하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든 타개책을 실행에 옮겨야 할 때입니다. 혼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내가 선택한 메뉴 구성으로 어느 정도가 최대치인지 가늠하여야 하고, 고객들의 반응 역시 여러 가지로 살펴두어야 하는데, 6월 1일부터 식당 내 가격 인상에 대한 고지를 위해 공지문을 부착하였고, 오시는 손님들께 6월 15일부터 가격 인상이 있음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메뉴는 9%의 가격 인상이, 굉장히 낮은 마진을 기록하고 있는 메뉴는 20%의 가격 인상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세트메뉴를 구성하여 약간의 가격 할인을 제공하려고 생각하였다가 이내 철회하였습니다. 이미 고객들의 주문 당 메뉴 수가 거의 2개에 이르렀기 때문에 굳이 손익을 훼손하는 불필요한 할인을 제공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실 이런 식당에서 제공하는 메뉴라는 것이 공급자 중심일 수는 없는 셈이라 무리수일 수도 있는데, 어떤 식으로든 변화는 필요한 시점이기에 이대로 단행하고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세심하게 경과를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
구매력을 이용한 식자재의 단가 인하 시도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 가격을 인상하는 방법도 있지만, 식자재의 단가를 낮추는 방법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다만, 품질은 유지하는 선에서 진행하여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우선 기존의 재료들은 그대로 사용하되,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도매업체에 단가 인하 협상을 시도하였습니다. 사실 저도 꽤 많은 양, 꽤 많은 금액의 구매를 하고 있는 고객이기 때문에 협상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그동안의 구매 이력을 모두 자료로 정리하여 수산물을 도매하시는 사장님과 협의하였습니다. 결론은 뜻대로 가격 인하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수산물을 도매하시는 사장님의 논리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1. 회사를 그만두고 장사를 시작한다기에 수년을 거래한 고객들과 동일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2. 다만, 구매하는 금액이 큰 편이니 신용카드 결제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한 품목의 가격을 인하해주겠다.
사실 다른 분들은 장부에 구매 이력을 기록하고 매월 현금으로 결제하고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만, 저는 신용카드로 매일 구매하는 금액을 그날그날 바로 결제하고 있습니다. 결국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저에게는 현금으로 결제하였을 때의 할인폭보다 더 이점이 있기 때문에 가격은 인하할 수가 없었습니다. 추후에 다른 방법을 또 찾아보아야겠습니다.
포스팅에 공유하기 어렵지만 요식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스스로 학습하면서 개업을 하였기 때문에 매일 크고 작은 새로운 사실들을 마주하고 알아가게 됩니다. 불편한 현실들도 있고, 어쩔 때는 막막하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스스로를 믿고 지금껏 그랬듯이 그저 걸으면 됩니다. 길의 끝에 닿아 결론을 얻을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주저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겠습니다.
난 한 번쯤은 저 산을 넘고 싶었어.
그 위에 서면 모든 게 보일 줄 알았었지.
하지만 난 별다른 이유 없어. 그저 걷고 있는 거지.
해는 이제 곧 저물 테고
꽃다발 가득한 세상의 환상도 오래전 버렸으니
또 가끔씩은 굴러 떨어지기도 하겠지만
중요한 건 난 아직 이렇게 걷고 있어.
- 신해철, 정글스토리, 그저 걷고 있는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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