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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와 투자

시대의 흐름, 돈의 흐름은 이제 테크 기업으로.

by JCSPIRIT 2020.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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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찌 보면 그리 많은 나이가 아닌데도, 요즘 시대에 걸맞지 않은 아날로그적인 사람입니다. 아직도 노트에 필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영상보다는 글이 더 좋습니다. 몇 분 분량의 글을 읽으면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위해 몇십 분짜리 유튜브 영상을 왜 보는지 미스터리 하게 생각하는, 올드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죠. 나도 모르게 흔히 말하는 꼰대가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007 스카이폴이 개봉하였을 때, 내용이 너무 와 닿더라고요. 첨단 기술을 탑재한 무기들이 있고, 책상에 앉아 노트북 하나로 수많은 정보를 확인하고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시대에 구식의 아날로그적인 첩보원, 본드라는 존재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대답이 들어있는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예전의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 말이죠.

- Skyfall, 2012, Sam Mendes, 이 시대에도 왜 아날로그적인 스파이가 필요한가에 대한 대답, 출처: 다음 영화 -

그런데, 이런 저에게도 현재의 기술 발달과 트렌드의 변화를 체감하게 해주는 일이 생겼습니다. 정말 세상이 바뀌었구나 하는 일 말이죠.

시대의 흐름에 도태되지 않아야 한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감미로운 OST와 함께 현재도 명작으로 회자되는 영화 시네마 천국을 보면 왜 시대의 흐름에 도태되지 않아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TV와 비디오에 밀려 영사기사라는 직업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결국 영화관은 철거되고 맙니다. 하지만, 토토는 알프레도의 조언대로 영사기사에 머물러있지 않았고, 영화 감독이 되어 돌아왔죠. 마치 애플이 아람코를 제친 것과 엑손모빌이 다우지수에서 빠진 것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것들이 그 자리를 대신 채웁니다.

 

이제는 정말 세상이 확연히 변하고 있고 시대의 흐름 역시 돈의 흐름을 따라 바뀌고 있습니다. 제가 그걸 감지한 것은 사실 별 것이 아닐 수도 있는데, 제 개인에게는 너무나도 큰 사건이고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그것은 바로 전통의 세계 최대 기업들이 테크 기업들에게 추월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굉장히 늘었죠. 저는 미국 시장에 직접적으로 투자하고 있지는 않은데, 아무래도 미국 시장의 지수와 지수 선물의 흐름이 코스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확인 정도는 하고 있습니다. 나스닥은 이제 지난 흐름을 복기해 보아도 왜 상승하였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정도가 되었는데요, 정말 엄청나다고밖에는 설명이 안됩니다. 나중에 뒷감당(?)을 어찌할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이런 와중에 애플의 시가 총액이 2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우디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아람코를 추월하였고, 엑손모빌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에서 빠지고 세일즈 포스가 편입되었습니다. 제가 직장인이었던 시기에 아람코와 엑손모빌은 세계 최대의 기업, 정말 선택받은 자들에게만 문을 열어주는, 모두가 입사하고 싶어 하는 모든 면에서 최고의 기업들이었는데요, 물론 저도 엔지니어로서의 로망을 실현하고자 그 기업들의 문을 두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오일 기업을 빅테크 기업들이 추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애플의 시가 총액은 무려 GDP 세계 8위 이탈리아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애플의 주가 변동폭이 3%이면 600억 달러인데, 코스피 시총 2위 SK하이닉스의 시총이 대략 57조 정도 됩니다. 애플 주가가 3%만 올라도 SK하이닉스 정도의 기업 하나만큼의 상승이 있는 것입니다. 엑손모빌은 1928년 다우지수에 편입 후에 92년 만에 제외되었습니다. 대신에 그 자리를 세일즈 포스가 채웠습니다. 에너지 기업이 퇴조하고 산업구조가 개편이 되는 시대의 흐름과 변화가 이제서야 제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 Cinema Paradiso, 1988, Giuseppe Tornatore, 영사기사라는 직업은 사라지고 영화관은 철거된다. 출처: 다음 영화-

아무래도 전통적인 제조업의 엔지니어로서의 삶을 살아오다 보니 시대의 흐름을 빨리 읽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걸 미리 내다보았다면 돈을 좀 벌었을 텐데. 이 흐름을 예측하였던 사람들은 직접 창업을 하였든 투자를 하였든 이미 큰 열매를 맺었겠지요. 시대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고, 어떻게 변화해 가는가에 대해서 예측은 어렵습니다만, 상황에 맞게 적응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본드처럼 아직 예전의 방식은 필요하지만, 영화관이 철거되는 마당에 직업이 영사기사라면 곤란하니까요. 개인적으로는 TIGER 소프트웨어 매수는 당분간은 계속 이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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