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착용하는 사람들에게 요즘 마스크를 쓰면서 가장 불편한 것이 아마도 김서림에 의한 시야 방해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조금 오래 걸어야 하는 상황이거나, 산책이나 등산 같은 운동을 할 때 김이 서려서 앞이 전혀 보이지 않으니, 저 역시도 굉장한 불편을 겪고 있었죠. 특히,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실내와 실내의 온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 불편은 더욱 가중됩니다. 그렇다고 마스크를 벗을 수는 없으니, 그렇다면 안경을 벗어야 하는데 안경을 벗으면 역시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시력 때문이지요. 가끔은 인적이 없는 밤에 운동을 좀 하고 싶은데, 안경에 김이 서리는 문제. 하지만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영구적이지는 않으나, 짧은 시간이나마 일시적인 해결은 가능하기에 공유합니다.
안경 김서림 방지 방법
주방 세제나 샴푸, 비누 등 계면활성제가 함유된 생활용품을 물에 잘 풀어줍니다. 저는 주방 세제를 물에 풀었습니다. 용량은 그냥 적당히 하면 됩니다. 그런 다음 안경 렌즈를 담갔다가 꺼낸 다음, 살짝 닦아주면 됩니다. 이 정도면 운동이나 야외 활동을 하는 동안 어느 정도의 시간을 벌 수가 있습니다. 사실 시중의 김서림 방지제나 김서림 방지 안경닦이도 모두 계면활성제를 알코올류와 혼합하였거나, 섬유에 계면활성제 처리를 한 것인데, 욕실에서 거울에 비눗물로 닦은 다음 물로 닦아 주면 김이 서리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세제나 샴푸로 김서림이 방지되는 이유와 원리
표면장력이란?
사실 이 부분은 여러 방법으로 설명이 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표면장력(Surface tension)에 의한 것입니다. 우선 표면장력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서 액체의 표면이 가능한 작은 면적을 취하기 위해 수축하는 힘입니다. 물방울이 동그랗게 되는 것도 최대한 작은 면적을 가질 수 있는 형태가 구이기 때문인데요, 토란잎에 물방울이 맺혀 있다가 기울이면 데굴데굴 굴러가는 것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쉽게 설명하면 바로 토란잎의 표면장력이 물의 표면장력보다 매우 낮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모세관 현상 역시 표면장력에 의해서 생기는 현상이고요.
터미네이터 2와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 보면 T-1000이라는 액체 금속형 터미네이터가 등장하는데 수은을 이용하여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영화를 보면 바닥에서 퍼지지 않고 흘러서 서로 뭉치는데, 수은은 상온에서도 액상이고 표면장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영화 촬영에 이용되었습니다.
접촉각(Contact Angle)이란?
물방울이 일반적인 식탁 같은 표면 위에 떨어졌을 때 어떠한 형태가 되던가요. 바로 최소한의 면적을 가지기 위해서 차이는 있으나, 보통은 아래 이미지와 같은 형태가 됩니다. 그리고 어떤 표면이냐에 따라 특정한 각도(θc)를 가지게 되는데요, 이것이 바로 접촉각(Contact angle)입니다. 유리든, 돌이든 정해진 표면과 정해진 온도 등의 조건에서 액체는 반드시 고유의 접촉각을 가지는 방향으로 수축합니다.
그리고, 이 접촉각은 표면장력을 알 수 있는 측정값이 되는데요, 아래 이미지와 같이 특정 표면에서 접촉각이 크다면 (이미지의 가장 왼쪽) 액상의 표면 장력이 높은 것이고, 접촉각이 작아질수록 (이미지의 가장 오른쪽) 액상의 표면 장력이 낮은 것입니다. 또한 그 반대로 생각할 수 있는데, 표면의 표면 에너지가 높다면 접촉각이 아주 낮아지고, 표면의 표면 에너지가 낮다면 액상의 접촉각이 커지므로 방울이 됩니다. 절대적인 것보다 상대적으로 생각을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코팅을 위해서 기재의 표면장력을 높이거나 코팅액의 표면장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를 합니다.)
참고로, 접촉각은 접촉각 측정기를 이용하면 측정할 수 있고, 어떤 소재의 표면장력은 측정 장비가 없더라도 다인 펜으로 손쉽게 범위를 좁혀서 간단하게 측정이 가능합니다.
김서림은 무엇인가?
김서림은 기본적으로 온도차에 의해서 공기 중의 수분이 응결되어 온도가 낮은 표면에 응축되고 미세한 물방울들을 형성하기 때문에 발생됩니다. 안경이나 거울, 자동차의 유리나 건물의 창에 김이 서리면 물방울들이 난반사를 일으키기 때문에 시야를 방해하게 되죠. 불편함을 넘어서, 자동차 유리나 고글 같은 경우에는 안전 상의 문제까지 될 수도 있습니다.
세제를 이용한 안경의 김서림 방지 원리
안경 렌즈의 표면 에너지를 물의 표면장력보다 아주 낮게 만들면 물이 방울져서 흘러내릴 것입니다. 그 반대로 안경렌즈의 표면 에너지를 물의 표면장력보다 아주 높게 만들면 물이 안경 렌즈에 완벽하게 퍼져서 (위의 접촉각 이미지에서 perfect wetting 상태) 시야를 방해하지 않게 되겠죠. 하지만, 안경렌즈의 표면 에너지를 높이거나 낮추기 위해 발수 코팅이 되어 있거나 친수성 코팅이 된 렌즈를 뚝딱 구해와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시중의 김서림 방지 렌즈는 표면장력이 아주 낮아 물이 방울져서 흘러내리게 한 발수 코팅이 주류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 반대로 안경 렌즈에 맺히는 수분의 표면장력을 높여서 물이 흘러내리게 만들거나 낮추어서 수막을 형성하게끔 만들어야 됩니다.
일반적으로, 김서림 방지의 원리는 이 중에 응결된 미세 물방울과 렌즈 표면 사이의 표면 장력을 낮추어 물이 렌즈의 표면에 골고루 퍼지게 하는 것입니다. 계면활성제나 알코올 등은 물보다 표면 장력이 낮습니다. 그러므로, 세제에 들어있는 계면활성제로 인해 안경 렌즈의 표면에 친수성(hydrophillic) 표면이 형성되면 실내외 온도차에 의해 맺힌 물이 이들과 접촉하면서 물의 표면장력이 낮아지면서 렌즈 위로 수막을 형성하면서 퍼지게 됩니다. 참고로, 계면활성제의 함량이 높다면 이 역시 유리와 굴절률 차이를 만들어 시야가 방해될 수도 있겠죠.
아래 위키피디아의 anti-fog 항목을 확인하시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n.wikipedia.org/wiki/Anti-fog
Anti-fog agents, also known as anti-fogging agents and treatments, are chemicals that prevent the condensation of water in the form of small droplets on a surface which resemble fog. Anti-fog treatments were first developed by NASA during project Gemini, and are now often used on transparent glass or plastic surfaces used in optical applications, such as the lenses and mirrors found in glasses, goggles, camera lenses, and binoculars. The treatments work by minimizing surface tension, resulting in a non-scattering film of water instead of single droplets. This works by altering the degree of wetting. Anti-fog treatments usually work either by application of a surfactant film, or by creating a hydrophilic surface.
동일한 원리로 자동차, 냉장고, 또는 음식 용기의 표면에 응결로 인한 미관 상의 이유 등으로 김서림 방지제가 사용이 될 수 있겠죠. 실제로도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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