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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습소(학원) 창업기

교습소/학원_또 다시 일주일의 휴원 연장을 결정하다.

by JCSPIRIT 2020.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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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와중에, 교육부와 지자체, 지역 교육청까지 재차 강력 휴원을 '권고'하였습니다. 심지어, 대형학원들에 대해서는 휴원 하지 않을 경우, 국세청, 교육부, 소방서의 합동 점검 및 명단 공개를 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휴원과 수업 재개의 갈림길에서

사실 제 아내는 차주부터 교습소의 수업을 재개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수업 재개를 위해 기존에 하던 알코올 소독은 물론이거니와 추가로 스팀 살균 소독을 할 수 있는 청소기를 구비하였고, 한 클래스의 학생을 최대 4명으로 구성하여,  자리 배치를 통해 학생들 간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이제껏 교습소에서 휴원을 결정하였다면 이제는 학생들의 등원 여부를 자율 등원의 형식으로, 즉 학부모님들과 원생들 중 원하시는 분들이 등원하도록 결정하는 것이 어떨까 했습니다. 하지만 교육부와 지자체의 강력한 권고에, 행정력까지 동원하기로 하면서 고심 끝에 또다시 휴원을 연장하기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발적으로 휴원 하라는 권고지만, 실제로는 강제나 다름없으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 교습소의 휴원 연장을 공지한 문자 메세지 -

 

금요일 (2020년 3월 6일) 에 문자를 보내어 학부모님들과 원생들에게 휴원이 추가로 일주일 연장됨을 공지하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께서 답장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모두가 어서 빨리 이 상황이 진정되어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일 겁니다. 운전을 하면서 약국 앞에 긴 줄이 늘어선 광경,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들, 모임을 자제하고 외출을 삼가는 이 생소함이 없던 그 일상 말이죠.

 

학원/교습소도 자영업, 그들의 생계는?

기존의 2주일과 앞으로의 일주일까지 현재까지 확정된 휴원 기간은 3주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얼마나 휴원이 길어질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아내와 저는 휴원이 길어진다고 해서 생계에 위협을 받는 상황은 아닙니다. 그 동안의 저축액으로 충분히 견뎌낼 수 있고, 이 불경기 끝에는 언젠가 다시 상승턴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를 해야 된다는 생각까지 합니다.

 

하지만 학원이나 교습소를 운영하는 대부분이 자영업자이고, 소상공인입니다. 장담컨데 거의 대부분이 임대료를 내고 있으며, 강사를 고용하고 있는 분들은 인건비까지 지출하여야 합니다. 설비의 렌탈료나 관리비, 고정비는 휴원 기간에도 그대로 지출됩니다. 창업을 위해 대출을 받으신 분들은 대출 원금과 이자도 있겠죠. 그러다 보니 한 달, 두 달 소득이 없으면 당장 생계가 어렵고 곤란한 상황에 처하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솔직히 정부의 조처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금번 코로나 19의 여파로 재택근무를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직장에 출근을 합니다. 심지어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출퇴근하는 분들도 많죠. 물론 예전 같지는 않을 테지만 기타 여러 업종의 점포들이 영업을 합니다. 백화점도 문을 열고, 마트도 영업을 합니다. 집 인근에 있는 큰 쇼핑몰 역시 영업을 하고 심지어 전통시장에도 아직 유동인구가 많습니다.

 

업종마다, 경우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강제를 하지 않고 권고라는 형식을 취하는 것은 보상이나 책임의 소재에서 자유롭기 위해서인가요? 한 달, 두 달 소득이 없어 생계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은 대체 무슨 봉변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손실은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부분은 누구나 이해할 것입니다. 하지만, 영업을 하는데 손님이 없다면 어쩔 수가 없지만, 영업 자체를 못하게 강제된다면 그건 또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2주 분량의 학습 자료 배포

아내는 또다시 2주 분량의 학습 자료를 준비하여 원생들의 가정을 직접 배달을 하였습니다. 휴원 기간 동안 학습 결손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매일매일 또 과제를 채점하고 피드백을 주는 날이 일주일 더 이어질 것입니다. 등원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방식으로 학습을 이어간다 해도 교습비를 받을 수는 없기 때문에 아무런 보상도 없이 무급으로 말이지요. 제 눈에는 직업적 책임감 외에는 달리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에는 휴머니즘

영화 엑시트를 보면 큰 재난이 닥쳤는데 찌질하지만 인간미를 갖춘 주인공들이 누구에게도 구조받지 못하고 오롯이 자신들의 힘으로 생존해 나갑니다. 그 맥락이 우리 시대의 젊은 세대에 대한 헌정인 셈입니다.

 

자격지심에 벤처회사에 취업하였다고 좋아하던 후배에게 거짓말을 합니다. 취업에도 도움되지 않는 쓸모없는 취미 때문에 핀잔만 듣죠.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그 취미가 진가를 발휘하고, 가족들이 구조된 다음 무사히 탈출까지 합니다. 숭고한 인류애 정도는 아닐지라도 절체절명의 순간에서도 더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는 인간미 역시 묘사되었습니다.

 

- 젊은 세대가 재난 앞에서 구조받지 못하고 오롯이 스스로의 힘으로 생존한다. -

 

결국에는 스스로 해결하고 극복해 나가야 하는 일일 테지만 착한 건물주 운동과 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고통 분담, 대구경북 지역으로의 수많은 기부 행렬, 의료진과 공무원들의 헌신이 조만간 이 상황을 종식시킬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힘든 시기를 관통하고 있는 이 시대의 자영업자분들께 기운 내라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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