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4월 7일에 개업을 하고, 어느새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을 맞이하였습니다. 퇴사를 하고 자영업자가 되어 생경하기만 한 식당 운영자이자 조리사라는 직업으로 보낸 첫 달입니다.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여러 가지 서투른 점이 많았지만, 준비한 것들이 그런대로 잘 작동이 되었고, 큰 실수 없이 4월을 잘 마무리하였다고 자평을 해봅니다. 이제 적응기를 거쳤다면 수익을 내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여야 하는 시점이고, 지난 기간을 잘 리뷰하고 분석하여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시행착오를 줄여서 나아갈 수 있겠습니다.
개업 준비, 대부분의 일들을 스스로.
개업하기까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간판이나 도시가스 연결 같은 전문성이 필요한 일 외에는 거의 대부분을 스스로 하여 초기 투자비를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비용을 들여서 처리하고 빨리 오픈하라는 조언을 해주셨지만, 사실 크게 귀담아 듣지는 않았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100원을 아낀다면 100원의 수익을 내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이고, 개업을 일찍 한다고 해서 어느 정도의 현금 흐름이 발생할 지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혼자서 운영하는 식당이므로 모든 것들을 스스스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특정 사안들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임대차 계약이 완료된 이후에 개업까지의 시간을 감안하여도 현재로서는 인테리어나 설비, 집기 준비 등에 대해 개업 준비의 많은 부분을 스스로 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4일의 영업
4월에는 상가의 전체 휴일인 세 번째 일요일을 제외하고 총 24일의 영업을 하였습니다. 사실 이대로 경주마처럼 쉬지 않고 달려갈 수는 없기 때문에 휴무일을 주 1회 정도는 결정하여야 하는데, 아직은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지 않아 당분간 쉬지 않고 영업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현재까지의 데이터로는 일요일 또는 월요일이 휴업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상가 대부분의 점포가 일요일에 문을 열지 않는다는 부분도 고려하여야겠습니다.
손익(매출 - 지출)과 이익률((매출-지출)/매출x100)
4월달의 총 매출에서 총 지출을 제한 손익은 아주 약간의 흑자를 기록하였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가게이므로 인건비는 포함하지 았기 때문에 지표가 왜곡될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감안을 하고 있고, 사실상 인건비를 고려할 때 적자인 셈이지만, 첫 영업을 시작한 달에 마이너스의 현금 흐름을 보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출과 지출의 차이를 매출로 나눈 이익률은 5.09%를 기록하였습니다. 임대료와 관리비, 기타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상가의 여러 비용들이 생각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5월 중 배달이 시작되면 매출이 늘어나기를 기대해 보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직장을 다닐 때의 월 급여와 4월의 손익을 비율로 나타내면 1.48%입니다. 직장을 다닐 때보다 1.48% 정도의 수입을 창출하였네요. 사실 창업을 하면서 영원히 직장을 다닐 때의 소득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수하였지만, 최대한 분발하여야겠습니다.
그리고 창업을 하면서 지출된 모든 비용 중 확실하게 회수가 가능한 금액은 임대차 계약의 보증금이고, 그 외에는 모두 매몰 비용으로 간주하였습니다. 권리금까지도요. 그렇게 하였을 때 4월의 영업 이후에 총 투자 금액에 대한 회수율 (invest retrun, 총 매출 / 총 지출의 백분율) 은 11.38%로 나타났습니다. 어서 빨리 100%를 넘겨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기를 기대합니다.
고객 분포
남성 고객의 주문 대비 여성 고객의 주문이 4.2배 정도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홀에서 식사하는 손님보다 포장의 비율이 대략 6배 정도의 수치를 나타내기 때문에 주부들의 주문이 많은 것으로 파악이 됩니다. 여성 고객들의 연령대가 30대에서 60대까지 골고루 분포되고 있습니다. 사은품으로 냄비받침을 제공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주문 패턴
주문 당 메뉴 수가 1.8개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2개가 채 되지 않아 이 부분을 개선하면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한 두 달 더 영업을 해서 트렌드를 확실히 확인한 다음에 세트 메뉴 등으로 객단가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볼 필요를 느끼고 있습니다.
5월 중 배달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배달팁을 어떻게 할 것인지, 울트라콜은 어떤 위치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등 고민을 해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앞으로도 예상치 못한 일들과 새로운 일들을 많이 겪게 되겠지만,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헤쳐나갑니다.
Life is about courage and going into the unknown.
인생이란 용기를 가지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것.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2013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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