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창업_번아웃 증후군과 창업에 대한 고민, 그리고 퇴사

아내의 교습소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저 역시 조금씩 창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부분은 아무래도 현재 직업에서 느끼는 많은 피로감이었습니다.

 

사실 제 스스로 진단하건데, 저는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었습니다.

 

번아웃 증후군 (Burnout syndrome)

-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력해지는 현상.
- 포부 수준이 지나치게 높고 전력을 다하는 성격의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 번아웃 증후군,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

 

담당하고 있던 업무에서 나름의 성과들이 있었으나, 주당 100시간을 넘나드는 근무를 할 때도 있을 만큼 일하는 시간이 길어져 어느새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계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혼자서 이끌고 돌파를 해야될 상황이 더러 발생하기도 했는데, 동료들로부터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도 가끔 발생하는가 하면 조직이나 상사가 원하는 방향과 상충되는 경우가 가끔씩 일어나자 맥이 빠지면서 더더욱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방전되는 속도가 가속화되었습니다.

 

 

어디서 주워 들은 이야기로는 직장 생활을 제대로 하려면 가족, 친구, 그리고 취미 중에 하나는 포기해야 된다는데, 돌이켜보니 저는 두 가지, 때때로 세 가지를 희생하면서 직장 생활에만 매몰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경우에, 혼자 고민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에 이슈를 제기하고 상사와 상의를 해보았지만 수익을 추구하는 조직이라는 것이 그렇듯이 각자도생의 기치 아래 효율과 비용을 생각하기 마련이라, 결국에는 원하는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처우 수준이나 인사 평가 등으로는 더 이상 메꿀 수 없는 지점에 다다른 순간, 제가 한 희생과 노력들이 어느 순간 허무하게 느껴지면서 조직 생활에 대해 큰 회의감이 밀려왔고 긴 시간을 이어온 직장인으로서의 삶에 마침표를 찍는 것을 고민하게 되는 기폭점이 되었습니다.

 

※ 위의 내용은 제가 근무하였던 기업들이나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에 대한 비난이 아니니 이 포스팅을 읽는 분들께서는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퇴사 결심에 이르기까지

사실 퇴사를 결심하기 전까지 당연히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고민들 중 가장 큰 부분이 소득일 것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로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십수년 이어오면서 누리고 있던 꽤 괜찮은 연봉, 나름의 이루어 놓은 성과들과 경력, 주변으로부터의 인정, 부수적인 여러 복지 혜택들이 제 발목을 붙잡았습니다.

 

하지만, 하루 하루를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일 외에는 없는 삶으로부터 내가 얻는 것이 조직에서의 인정과 계약된 연봉인데, 오만한 이야기일 수 있으나 제가 들이는 시간과 노력들에 비해서 조직에, 동료들에게 나누어 주고 얻는 것이 너무 적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자영업을 시작하면 앞으로 한동안, 또는 영원히 제가 직장 생활하는 수준의 소득은 벌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회사원 말고도 여러 형태의 직업과 돈을 버는 다양한 길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다소 소득이 줄더라도 또는 한 동안 소득이 없더라도 매일 내 시간과 노동을 저당잡혀서 그 대가로 월급을 받는 생활을 그만 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그런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다니던 직장에 퇴사를 통보하고, 면담을 수 차례 한 다음 회사의 요청으로 3개월 정도 지리한 형식 상의 숙고 시간과 후임자에게 업무 교육 및 인계 후에 마침내 퇴사를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나의 결정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준 아내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할 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창업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희미한 그림을 그리면서 이제 백수로서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He who works all day has no time to make money. - John. D. Rockefeller -
하루 종일 일만 하는 사람은 돈 벌 시간이 없다. - 존. D. 록펠러 -